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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2]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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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793회 작성일 16-03-07 22:58

본문

 

 

손님

      


 

파블로프가 내게 목줄을 걸어놓은 저녁, 매일 그녀를 보러 카페에 찾아가요.

 

#

카페는 여집합이야. 나는 어쩌면 이러한 딱딱한 수학 속에서 뻔한 희극을 꿈꾸는 것인지도 몰라. 집합의 U에는 속하지만

A에는 속하지 않은 원소, 즉 너에게 있어서 매일같이 찾아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2500원을 계산만 하면 되는 딱딱하고

간단한 수학이론으로 남아. 

 

-손님이란 흔한 존재의 정의지.

 

#

아메리카노 제조법 알아? 물이 끓어오르는 온도를 비등점이라고 하지. 물만 끓는다고 커피가 되진 않아. 넌 커피를 끓이는

, 난 커피를 기다리는 척 그대를 기다리고 있어. 그대가 끓어오를 비등점을 찾고 있는 거야. 그래야 물과 원두가 만나

커피가 되지. 서로 눈이 계속 마주치기 위한 따뜻한 화두라는 비등점을.

 

-온도가 내려가면 그저 그런 찬 물이니까.

 

#

섬을 보았어. 진한 아메리카노빛 눈동자, 입술, 가느다란 목선부터 팔로 감싸보고 싶은 잘록한 허리까지의 지형을 보다

벌들이 앵앵거리는 목소리를 들었어. 가까이 다가올 때 희미한 벌꿀 향기도 맡을 수 있었지. 어떤 섬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해. 왜냐하면 다가선 적이 없거. 겪어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법이니까. 너는 *이니스프리 호수일까. 아니면 *호수의

섬일까.

 

-그러니까 그녀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타 보고 싶어요.

 

 

개밥바라기별이 뜨는 저녁, 목줄에 묶인 얌전한 강아지마냥 카페에 앉아 쉬레딩거가 가져다놓은 상자만 지켜보고 있어요.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호수의 섬 - 에즈라 파운드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14 12:47:2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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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하님 오랜만입니다. 여전히 바깥 흙 잘 다지고 계시죠?
오늘은 행동분석학의 고전을 명쾌하게 묘사하셨군요.
미모의 여인은 무조건 손님을 끈다.
차의 맛을 내는데 조건은 꼭 재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페 분위기라든가 그녀의 상냥함도 손님의 좋은 반응을 도출하는 조건이자 목적이군요.
야식 맛있게 시식하였습니다.

香湖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미지 행사 때는 늘 뵐 수 있어 좋습니다
향 좋은 원두로 내린 아메리카노에 서비스로 주신 생크림 케익 한 쪽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솜씨는 여전하시네요
자주 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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