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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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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255회 작성일 16-03-25 08:24

본문

자세


뒷짐을 지면 생각이 골똘해진다
골똘해진 생각을 해안선처럼 길게 그어두면
바다는 뭍으로 넘어오지 않았다
생활의 지혜를 발견한 자세로써 뒷짐을 기억해두고
잠깐 욕정을 느낀다
발걸음이 물밖으로 나온 물고기처럼
펄떡거려 잠깐 젊어지고
유영하듯 스쳐가는 여학생들은 
보폭이 싱싱하다

가장 아름다운 삶을 꿈꾸는 자는 사형수일지 모른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28 11:04:49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이경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일 지구가 망한다 해도 사과나무 하나 심을 줄 아는 희망을 품어야 하는데요.
천년만년 살 것 같은 착각으로 두루마리 휴지 풀어쓰듯 생을 낭비하는 느낌입
니다. 해안선으로 비유되는 규범과 욕망, 사형수까지로 확장되는 의미심장한
시편 감상 잘하고 갑니다. 달은 서서히 기울다가 곧 그믐밤이 되겠군요.
봄날 행운이 넘쳐나시길...

그믐밤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생이 어두운 밤길이라고 자학적 인생관을 갖고 살았는데,
세상은 별로 밝아진 것 같지도 않고 그믐에서 그믐으로 아,
그 '우주의 기운'은 대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ㅎ
이경호님의 구수하고 온기있는 세상읽기는 이런 차가운 날들에 대한
위로의 시선으로 읽히곤 했습니다. 건필하시길...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이 좋은 시를 놓칠뻔 했네요..
참 좋네요.
신이 내린 첫행에 봄 목련나무 아래보다 환하네요..

그믐밤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 고맙습니다. 오영록 시인님!
놓치셔도 되는 졸시입니다. ㅎ
좋게 봐주셔서 마음이 기쁩니다.
봄빛 가득한 하루 되세요..

시엘06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엘0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은빛 모래알처럼 아름답습니다.
좋은 글은 가슴을 뛰게 하는데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행은 두고두고 외우고 싶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그믐밤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엘님 댓글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ㅎ
늘 動的 느낌이 큰 시편들 즐감하고 있었습니다.
졸시에 과찬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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