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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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끝엔 물이 달렸고
밥통 끝엔 불이 달렸다
물이 수도에만 있으면
불이 매달려만 있으면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다
식구는 있고 가족은 없다
물이 좋아 물에 간 마누라 대신
아직 일지 않은 어린 불들을 위하여
쌀의 몸을 씻기고 밥통에 안친다.
물이 불을 만나 푸우푸우 끓는 소릴 들으며
온 세상의 물과 불이 다들 만나 밥을 만들 듯
사랑이 되는 거창함 대신
한 끼니의 아주 작은 사랑이 되기를
"얘들아, 밥 먹자!"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03 14:58:50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채송화님의 댓글

좋습니다. 애들아, 밥 먹자, 라는 말이 너무 다정하게 다가옵니다.
참고로 김륭 시인의 '쌀 씻는 남자'도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활연님의 댓글

시를 참 적으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새롭게 오시는 분들은 이곳을 풍성하게 하리라.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하얀그림자2님의 댓글

초면은 아니구
한 칠팔 년의 세월을 얻고
다시 돌아왔더니 사이트도
제 무심함에 당신을 '차마' 잊었다기에
여직 숨쉬고 있음을 말씀드리구
돌아왔습네다.
안도현 식 '연탄'보일러는 드무니이곳에서 작은 불꽃이 되어
밥을 짓는 일에 일조해 볼까 싶습니다.
송화님, 활연 님,
글에서 뵙겠사옵니다.
시마을동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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