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아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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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아데스
편식이 몸에 밴 관계로
배려를 잊었을 수도 있다
능숙한 솜씨로 해체하고, 아니 해체당하는
우리의 구분구분은 사각사각 씹고 씹히기에
사각의 문이 휘어지며 틀이 뒤틀린다
틀과 벽 사이 틈이 열렸다
플레이아데스 한 묶음 품고 밤으로부터 탈출
틈의 가랑이에 성단의 어깨가 걸렸다
가랑이는 사탕을 요구한다
다행이었다 사랑을 줄 수는 없었다
"어디서 왔나요?"
"지구에서 왔어요"
사탕을 빼앗기고 틈 밖으로 밀려났다
사로잡힌 출생지가 문제였다
문제는?
다시 문이다
열린 우리들의 뒤틀린 문
예의상 긴 목으로 똑똑
아무도 없었다
"별빛을 정조준하시고 특히 끝없이 맑은 눈을 조심하세요"
누군가 있었다
"여긴 모든 게 투명해서 너와 나의 윤곽이 없지요"
들은 적 있었다
"그림자도 없겠네요"
"그림자는 관념에 넣어져 가랑이 사이에 있어요
가랑이는 틈을 보였다 안 보였다 하지요
어디서 왔나요?"
너와 나, 우리가 잠시 머무는
"지구에서 왔어요"
"어서 오세요, 지구보다 별것 없지만 즐기자구요"
"그래요 만날 일 없겠지만, 우리"
플레이아데스성단과 가랑이 사이에서
사각사각 맛있게 씹히는 꿈을 꾼다, 가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03 15:00:1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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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소설에서 어떤 절정인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구어체로 끄는 문장이 아주 신선하네요.
사탕과 사랑 사이,
그러니까 관념과 실체 사이를 유려한 곡선으로 구분하신 듯.
틀, 벽, 틈 소리은유가 활용이 되어서
의미를 깊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시가 매듭 없이 잘 풀려서 맛나게 읽었습니다.
원스톤님의 댓글

관념을 풀어서 실체를 만들고 실체를 잘 다듬어
시를 적고 싶은데... 어려워요.
활연님이 맛나게 읽어주셔서 감사 감사.^^
디저트로 오리온도 대접할게요.~~
시앙보르님의 댓글

제가 좋아하는 소재인데, 안타깝게도 성단을 통채로 빼앗겼네요.
건승건시 하세요. ㅋ.ㅋ
원스톤님의 댓글

시앙보르님 안녕하세요.~~
성단을 무상임대로 드리겠습니다. 어설프게 건드려서
새거나 다름없어요. 덤으로 블랙홀도 드립니다.
다 빨아당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