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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병 - 그녀는 예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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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0회 작성일 16-03-04 20:23

본문

꽃병

 - 그녀는 예뻤다 -

 

이포

 

 

감미로움 코끝에 여전하네

시장 모퉁이였기에

향기 느낄 수 없었다면

그냥 그쳤을 거네

 

멀어지는 뒤태 퇴색하여

끝 선 무뎌져 애틋함 사라졌지만

나풀거리는 동선의 여운

그 봄날 목 긴 꽃병

향기 지우듯 골목 안 노을

그림자 흩으리는데

담벼락에 오래 잡아두고 싶은

가로등 하나둘 환하게 땅거미 밀어내면

구겨진 어둠 뒤에 우두커니 서서

가늘게 사라지는 꽃병의 윤곽

잡으려 손 뻗어 보지만

한 움큼 물처럼 흩어지네

등 뒤 가로등이 내 그림자를 길게 늘여

그를 잡아 보려하지만

사랑했노라든 말 이젠 허언인 것처럼 

흩어져 허망하기만 하네

밀려드는 어둠에 그와의 벽

점점 더 두꺼워만 지고

마음은 어둠처럼

벽도 길도 분간 못 할 암흑이네

 

다만 가로등인 듯

빛의 실낱처럼 어둠만 흔들며 섰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3-10 18:16:5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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