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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 채정화
심장에서 물길 터져
애써 키우지 않아도 절로 쑥쑥
키가 자라는 것이다
단단한 어둠도 찰랑거리는 기쁨도
그 푸른 그늘에 함께 깃드는 일이다
가뭇한 팔 뻗어 휘감은 때죽나무
흔들리다 쏟아내는 바람의 문장이다
산수유꽃 그윽한 향기
목젖까지 차오르는 일이다
속눈썹이 젖어 깜박이는 별
새벽이 밀어낼 때까지
자리 떠나지 못 하는 일이다
한 물관으로 흐르는
둘인 듯 한몸인 것이다.
함께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20 09:49:03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속눈썹이 젖어 깜박이는 별
새벽이 밀어낼 때까지
보고픈 사람 지켜보는 일이다
둘인 듯 하나이고
하나인 듯 둘인 것이다./
사무실 창밖을 보니
하얀 함박눈이 소담스럽게 내립니다.
입춘이 지났는데 봄이 아직 멀은 듯
"함께' 고운글 음미하다 갑니다.
정화 시인님! 건안, 행복하시길요....^^*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네, 격려의 말씀으로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조경희님의 댓글

둘인 듯 하나이고
하나인 듯 둘인,
'함께' 그리는 세상은 산수유 향기보다 향기로울 듯 합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네, 조경희시인님, 이미지에 어거지로
담아 보았네요 아무리 고쳐도 거기서 거기인 듯 해요..
부족한 졸시에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함께... 이 시를 감상하니 문득 떠오르는, 연리지連理枝
외눈박이 나라에서는 양눈을 가진 이가 비정상으로 비쳐진다.
한 나그네가 외눈박이 나라에 들렀다가 스스로 한쪽 눈을 찔러
외눈박이가 되었다는 우화寓話는 무엇이 정상인지를 모르는 사람의 비극이다.
외눈이 온전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뒤에야,
다음과 같은 사랑詩도 가능하리라.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
시 속의 ‘외눈박이 물고기’는
당나라 노조린盧照隣의 시에 나오는 전설의 물고기 비목어比目魚를 가리킨다.
태어날 때부터 눈 하나를 잃은 물고기가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처럼 한쪽 눈이 없는 물고기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는 전설이다.
둘이 하나를 이뤄야 비로소 온전해지니, 곧 <참된 사랑>을 비유한다.
또한, 이와 비슷한 비익조比翼鳥 이야기가 전해온다.
암컷과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라 짝을 이뤄야만 날 수가 있다고 하는
상상의 새다. ‘비익조’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읊은 백거이白居易의 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적 없는 깊은 밤 은밀한 약속(야반무인사어시 夜半無人私語時)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재천원작비익조 在天願作比翼鳥)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재지원위연리지 在地願爲連理枝).”
연리지連理枝는 두 나무가 엉켜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을 가리키니...
비목어, 비익조, 연리지는 한 의미意味의 세 단어라 하겠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정화 시인님,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어, 언제 다녀가셨네요..궁금했는데..
또, 아프신 거 아닌가 했어요
비익조와 비목어, 연리지..
참 신비로운 이야기에요 언제 다시 보아두요
애틋함이 남는,
연리지는 실제로 있다죠..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글에
올려주신 이야기, 제가 오히려 잘 감상한다는,
근데, 아무리 고쳐두요 덧칠한 화장처럼..회생불가능..(웃음)
함께, 라는 의미가 좋아서..
귀한말씀으로 다녀가심 감사해요...^^
誕无님의 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늘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