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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제5 계절
이포
소리는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심야에 더욱
지배의 야심을 키웠다
먼저 달려드는 건 귀뚜라미였다
밤거리의 소음이 그를 쫓아버리면
노병의 승전고 같은 가을이다
구두를 벗고 침대에 귀를 내려놓으면
한동안은 홀로 사찰의 득음을 듣는다
깊은 밤 상념이 별처럼 무수히 빛을 발산하면
우주를 빨아들이는 귀
빨려든 귓속은 소리가 빛의 속도로 스쳐 가는
강력한 소음의 블랙홀이 된다
제트기류에 고막이 멀고
어지럼증으로 뇌파의 신호가 끊어질 때쯤
블랙홀을 통과한 귀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기류의 흐름조차 멈춘 무중력상태
이따금 먼 곳에서 신호음이 들려오거나
레일을 통과하는 지하철 소음 정도의 통증이 느껴질 뿐이다
한순간 블랙홀이 사라진 귀 밖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던 길의 귀가 뭉텅 잘려나간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세상도 나도 오래 앓던 귀가 사라진
제5 계절에 와 있었다.
소음의 지배에서 벗어난
귀가 가볍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20 09:51:38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시엘06님의 댓글

/소리는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심야에 더욱
지배의 야심을 키웠다/
와, 귀로 시를 쓰셨습니다. 귀에 귀뚜라미와 블랙홀, 계절이 다 담겼네요.
멋진 시, 읽고 갑니다. 이포님 ^^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시엘님 오랜만입니다. 이제 바쁜 일들은 다 지나가셨나 봅네요.
네! 귀가 꽉 막혀서 귀를 좀 풀어 놓았습니다만 졸연하기만 하지요.
칭찬으로 알고 더 열심히 시 쓰겟습니다.
그리고 님의 <응시凝視> 참 좋더군요. 하여 한 수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십시오.
조경희님의 댓글

깊은 밤에 소리가 전하는 전언은
더욱 크고 강하게 귀에 와닿죠
소리에서 빠져나온 제5계절
편안하시겠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조경희 시인님 응원의 멘트 감가합니다.
저도 시인님의 <애덴의 동간> 몇 번을 읽었습니다.
창작시 방에선 시인님 시 처음 인 듯 하네요.
시인님의 시 예전엔 많이 봤는데요.
좋은글 많이 보여주세요. 건강하세요.
광명인님의 댓글

공간을 초월 하신듯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늘 시공을 초월하려 애는 씁니다만
글을 쓰고나면 늘 맨 땅이네요.
감사합니다. 광명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