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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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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8회 작성일 19-03-08 23:53

본문

 

 

미안해요.

 

 

 

아무도 모르게 빠져 나간 당신의 앞니 하나.

그 작은 공허한 자리엔 어둠 하나가 생겨나고

당신과 나의 주위의 모든 것들이

낯설어지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깊게 박혀버린 어둠을 가리고 수줍게 웃어 보입니다.

처음 나와 사랑을 하기 시작했던 때 그때처럼.

사각의 작은 어둠에서 뿜어져 나온 당신의 웃음소리에

아침과 오후와 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시들은 어느 들꽃의 뒷모습처럼 피어납니다.

나는 애써 웃어 보입니다.

나의 웃음을 당신이 조심스럽게 살펴봅니다.

처음 나와 사랑하기로 할 때의 모습처럼.

모든 사물들이 흐릿해지기 시작하고

나의 두 어깨도 들썩거립니다.

음성을 뱉어 내기는 힘이 들어도 온 힘을 다해 말합니다.

미안해요.

 

 

 

 

 

.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3-13 11:45:4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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