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심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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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 가는 길
누가 성에 낀 냉동고를 활짝 열어 놓았을까?
경사가 급할수록 입 안 백설기가 익어간다.
포장길 막바지, 정점에 오른 하얀 숨소리
동장군 기세에 눌려 놀란 자라목이 된다.
새벽 눈길을 여는 무녀리같은 발자국
차근차근 처녀지를 내딛는 기분이란...
밤새 초야를 치룬 것은 네발 달린 짐승 뿐
눈 덮힌 산사를 찾아가는 두발은 분주하다.
숨겨진 자라목이 몸 밖으로 나올 쯤
어느새 숨은 턱 밑에 있고
숨겨진 길을 여는 스님의 이른 비질소리
입 안 가득 백설기만 설익고 있다.
글쓴이 : 박 정 우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읔...백설기 ㅋ
요즘 등산에 심취하셨나 봅니다.
많이 부럽습니다. 저도 한때는 산에 미쳤었었더랬었었는데...
등산을 끊고 술을 배웠더니 몸이 말이 아닙니다.
숨소리 헉헉 들리는 리얼리티 감상 잘하고 갑니다^^
하산 길 조심하세욤^^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안녕하세요? 요즘 주말마다 산을 오릅니다.
눈 쌓인 산을 오르니 참 좋더군요.
고요한 산사에서, 산길에서 세상사 어지러운 일은 잠시 잊고
날이 차갑습니다.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誕无님의 댓글

1행, 2행의 표현력이 새롭고 훌륭합니다.
1행, 2행의 기운을 이어받아 마지막 행 갈무리함도 좋군요.
잘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박정우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이렇듯 시평도 해주시고
요즘 짬짬히 눈치보며 시작을 하느라 죽을 맛입니다.
좀 시간을 가지고 고민하고 많은 생각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데
사실, 시를 억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도 참 안타깝습니다.
날이 차갑습니다. 감기조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