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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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쓰기교실
새들의 향기를 읽어주세요
또박또박
꽃들의 지저귐 소리도 들려주세요
선생님
애써 채록한 모국어의 음성을
귓바퀴에 틀어주세요
연필을 깎았어요
답지도 준비됐어요
선생님
괜찮아요 받아쓰기 어려워도
들리는 대로 적을게요
배운 대로 써갈게요
상제의 아들 만점 단테는 벌써 집에 갔어요
디오니소스의 사생아 태백이도 고득점
그런데, 선생님을 존경하는 저는요
책상에 낙서만 하다가 교실을 나서라고요
안돼요 부끄러워 저 하교 못해요
답안 제출하고 갈래요
선생님 문제를 불러주세요
교실 속에 숨겨진 이야기와
교실바깥의 스토리
죽은 선생님들의 생전 비밀과
급우들의 가정환경을
낱낱이 들려주세요
악동도 하나의 영혼이잖아요
선생님 어서요
또박또박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어른 아이에게 들려주는 동화 같군요.
서정성과 칼날을 동시에 겸비한 시 검객.
또 한달이 시작이네요. 얼른 겨울이 가고 꽃 피는 봄이 오라,
그러고 싶네요. 따뜻하게 보내삼.
윤희승님의 댓글의 댓글

금방 또 봄이겠습니다
환한 날 되십시요 활샘
박성우님의 댓글

하급반 교과서 같습니다.
쉽게 읽혀도 맑은 시정신이 있습니다.
잘 익었습니다.
윤희승님의 댓글의 댓글

설 익었는 뎁쇼,
늘 평안하시고 단란화목하시기 바랍니다 박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