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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없는 사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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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생글방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264회 작성일 16-02-03 01:2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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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없는 사형수


세상에 붉은 신호등은 없다
핏발 선 경계를 뒤로하고 육중한 호송차가 거제의 새벽을 논스톱으로 가른다
절망의 차광막이 처진 차 안은 실빛조차 새어 들어오지 않는다
모진 시어미 바늘귀는 착한 며느리 실로도 뚫지 못한다 했던가
간밤의 붉은 절규와 날 선 몸부림도
돈독 오른 교도관들에게는 그저 유행 지난 낡은 소동일 뿐이었다
박한 공기에 거칠어진 숨소리 생채기 난 아스팔트에 요동치는 육신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끼릭 끼릭 끼이익
구리스가 말라붙었는지 호송차 문 따는 소리가 잠든 귀를 구타한다
끌어내
교도관의 말이 혀뿌리를 지나기도 전에 철근 팔이 머리를 짓누른다
제가 뭘 잘못했습니까
변호사를 불러주십시오
정식으로 재판받게 해주십시오
아니 근데 이 새끼가



블랙아웃이다 그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무명천에 감긴 선홍빛 몸뚱아리
푸른 플라스틱통에 처박힌 붉은 머리통
하나가 왜 둘이 되었나
잠이 온다
아가야 이리 온 착한 아가야 엄마한테 오렴
엄마다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분명 우리 엄마다
엄마
엄마


(손님 주문하신 도미회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우와 맛있겠다 엄마도 같이 좀 드셔요
그래 먹자 먹고 우리 착하게 살고 열심히 살자 네 엄마)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2-05 15:47:3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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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생글방글님의 댓글

profile_image 생글방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써야 하는데 자꾸 눈물을 써서 미안합니다
글과 결무늬 닮은 노래로
Vitalij Kuprij 님의 Crying In The Shadows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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