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3> X를 기다리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X를 기다리며 / 윤희승
빛나는 어둠에 그는 버려졌다
유채색 죄의 빛깔도 없이
폐기처분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었다
실 빛 한 올 흐르지 않는 K의 생각 속에 괸 아픔은
캄캄한 대낮을 견디고 있었다
꽃피는 계절이 몇 차례 오갔다
당초 추동 세력의 이마에 도끼를 내리치마 던
분노는 순해졌다 K는
노여움을 폐기처분 하기로 결심한다
그 후 K는 세월이 이슥해 지도록 연필을 깎았다
곧 오소서 임마누엘, 간절한 소망으로
X의 제단에 깎인 밥을 차려 올렸다
몇 고봉의 연필 밥이 진상되고
집행 시간은 뚜벅뚜벅 다가오고 있는데
기별은 오지 않았다
땅끝에서도 절망 끝에서도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X의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치성 부족인가 공양 밥이 쉰 탓인가
K는 박힌 못을 뺀다
오랜 기다림이 슬픔으로 붉게 물들어 갔다
거둔 핏물을 붓에 적신 K는
발아와 개화와 낙화 풍경이 중첩된 한 송이 탁한 꽃을 그리고
자화상이라 이름 붙인다
불경한 K였기에
X는 죽은 체 했을 것이다
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윤희승님, 오랜만에 오신 듯합니다.
졸글하나 올리고 가던 길에 k씨와 x씨가 보여서 아는 채 하고 가려고요.
절반이나 남은 일요일 알차게 보내시고요, 건필하시고요...
저는 멍멍이 데리고 들녘이나 내달려야겠습니다.
그곳에 무엇인가 쓸 게 있나 찾아봐야겠습니다. 으하하하하~
윤희승님의 댓글

어머! 웬 미남분이
뭐 좀 찾으셨나 몰것네요 방문 감사 합니다 편한 밤 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