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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마을에 흰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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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0회 작성일 16-01-13 16:33

본문

그대의 방언을 다 헤아리지 못해
성긴 가지에 눈꽃이 핍니다.
먼 길
하늘 끝에서 이어놓은 인연이
아른아른 봄의 햇살같이 다소곧이 앉는
1월의 해거름입니다.
이 사랑 가만가만 다가서면
입김에 쉬 녹아 내릴 것만 같아
눈 내리는 창가의 어둠은
추억으로 내 달리는 안개낀 마을에
외줄 흰 연기처럼 다가섭니다.
사무치게 누구를 사랑한 적도 없는 사람처럼
한번피면 시들지 않는 눈꽃을 피우려나 봅니다.
시간은 우리 사이에
돌아서버린 등대의 희미한 불꽃을 찾아
망망 대해를 건넌 구름꽃인가 봅니다.
다시 천년 동안에 사랑이 구슬같이 역어
한 사람의 눈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대를 기다리는 1월의 망부석이어도 좋습니다.
애련에 깊어가는 시름진 강물은
제 속을 보이지도 못 하고
저문강에 눈밭이 되겠지요.
길은 보이는 곳에 알 수 없는 기다림의
끝을 이어놓는 숲의 길 이겠지만
가슴과 가슴이 이어놓은 길은
눈밭에 길이 보이지 않아도
그대의 목소리만이 메아리져 겨울숲에
고독입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16 10:15:0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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