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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가지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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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2회 작성일 16-01-18 11:58

본문

1월은
피지도 못한 새순이 잘렸습니다.
볏단을 쌓아 올리듯
화단에 버려진 무정이
사랑을 그리움과 바꾼 여인들의 핀잔입니다.
봄은 아직 멀리 있건만
목련의 젖 봉우리는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복숭아나무 잎을 던진 가지에
지난여름의 열정이 사그라져
이름마저 잊은 듯이
나무의 도열 속에 묻혔습니다.
누대에 피는 꽃이 꽃잎을 떨구면
긴 한숨과
안으로 타들어 가는 한탄이 느릅껍질입니다.
그리고 내동댕이쳐져
풀숲에 씨앗들이 남는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를 다 헤아리지 못한
꽃잎에 머물렀던 기억입니다.
담쟁이 덩굴이 벽을 오르지 않는 계절은
불씨를 되살려 지척 이는
미완의 사랑이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양지바른 햇살 한 줌이
오후의 엽차가 연탄난로에서 언 마음을 녹이면
창 넘어 세상은 동화 속에 숲길을 놓은 듯이
희망의 나날입니다.
아슴아슴 젖어드는 추억 한 조각 녹여두고
저를 태우고 남겨진 백탄을 보면
1월은
뿌리 없이 버려진 화단의 젖 봉우리가
안타까움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22 11:28:2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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