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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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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134회 작성일 16-01-2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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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일몽(南柯一夢)


아파트 담벼락 아래, 밤새도록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망상이 꽃피운 하루를 열고 나온 초로의 부부,

에누리 없는 일상을 개봉한 좌판 위에 물건을 재 놓고
마수를 기다리는 오늘도 변함없이 넘실대는 싯푸른
세파가 휘감은 팽팽한 삶이 술술 풀어져야 할텐데
날 잡아봐라 하고 지랄 용천하며 춤을 춘다

희망찬 돛을 올렸지만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행인들의
허기로 가득하건만 적막하리만치 무관심한 시선들이
배척(排斥)한 시간이 허공에서 지루하게 펄럭인다,

먹고 사는일이 항상 간절해서 생을 연명하기 위해
중뿔나게 헐떡이는 발바닥은 언제나 뜨거워 눈, 코 뜰새도
바쁜 세상살이에 눈물겹도록 무시로 쫓기며 산 세월

때론, 땀에 절어 있는 주머니 속에서 어슬렁거리는 한줌 빛이
아침엔 기쁨으로 배시시 웃음 짓지만 저녁때만 되면 울상이니
끝없는 고해에 휩쓸리는 성근 가슴에 똬리 튼 풍운 같은 시름의
애환을 한숨으로 고이고이 마름질해도 아물지 못하고 아낌없이
다단계로 자리를 잡았다

세상 사람들은 허우대는 멀쩡해도 집집이 그믐 구석에는
곪아 터져버린 구구절절한 각양각색의 사연을 묻어둔 채
저마다 쓰라린 물빛의 상채기로 뭉쳐진 애로를 삭인다고
애써면서도 아무렇지도 않는척 하는 누구나 언제 한 번
내 세상이다 하고 큰 소리칠 날이 있을까?

어느덧 귀가 하라고 석양이 마침종을 울리는 초저녁,
진종일 슬하에 짓눌린 일과가 황혼의 깃털로 날라가니
어둑한 살피에 졸음에 겨운 가로등이 연신 하나 둘 켜진다.
      
 

 南柯一夢 / 남쪽으로 뻗은 나뭇가지 아래의 꿈이라는 뜻으로,
덧없는 꿈이나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25 11:16:1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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