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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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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300회 작성일 16-01-04 21:06

본문

커피를 마시며 /한병준

창밖엔 허리선만큼 가냘픈 눈이 내리고
나는 달콤한 오수(午睡)를 지나
맥스웰 향기가 다리를 꼬고 앉은 서재에서 홀로
우수에 찬 커다란 눈동자를 생각했다
차향 같은 눈을 생각할  때마다
환상의 숲 속으로 빨려들곤 했다
창밖엔 긴장한 입술처럼 달콤한 눈이 내리고
환상의 숲 근처에서 방황하는
불투명한 바람의 벽, 그리고 꿈틀대는 강줄기와
미로를 숨기고 떠 있는
안개의 발목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창밖엔 눈 같은 눈이 우거진 길을 만들고
눈은 유혹의 숲이 되어
줄기를 뻗으며 자라
나를 지배하는 세계를 만든다
눈처럼 서서히 그리고 깊숙이
내 안에 은밀한 동거를 한다

창밖엔 하염없이 눈은 내리고
나는 커피를 마시며 시를 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12 18:51:4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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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무의(無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시지요, 잘
눈과 눈이 만나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듯합니다.
커피향에 녹는 눈은 어떤 눈일까
잠시 머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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