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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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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6회 작성일 16-01-05 12:25

본문

내 소리/광나루

 

눈을 감으니 비로소 들려오는 소리

찢긴 옷자락 휘어 잡고 너털너털 활개치며

산 중턱 바위를 밟는

차마 내리치지 못하고 뛰어 넘어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 보며

나뭇가지 하나 꺾어

애매한 바위만 내리치며

길 떠나는 나그네의 외침

 

그리도 다정히 다독이며

잠 재워 주던 손길 위로

흐르는 자장가는

어느새 흰 눈을 이고 서서

지친 노새의 쉰 목소리 되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끝없는 길 들이 세상을 만들고

길 위에 소리를 달아

날아오르는 매 떼들이

부리를 틀어 구름을 낚아 챌 때

메마른 땅에 비는 촉촉이 내리고

마른 나무 가지 위에

움트는 새싹의 기지개켜는 소리 들려온다.

 

나무 찢기는 소리 가여워도

타지 않으면 재가 될 수 없고

죽지 않으면 씨가 될 수 없기에

제 밥그릇 가슴에 안고

깃털 뽑아 대지에 심으며

길로 길로만 가

눈 감으며 제 소리를 듣는다.

 

잉잉대고

째깍거리고

바스락거리는 소리

이제는 하나 되어

춤추는 영혼으로 남아

풀잎 위에 동그마니 앉아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12 19:00:3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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