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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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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4회 작성일 16-01-06 12:22

본문

바닷가 뻘밭

 

잔잔하게 그리도 조용한 바닷가

은빛 비늘이 파도에 밀려 저만큼 몸을 낮추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바구니 한 개씩 들고

입 속에 가시바늘 꽂고

질퍽한 뻘 길을 자박거린다.

 

태고의 항아리 속 먼지 하나에 반해

움직인 죄 밖에 없는데

흑수저 되어

뻘 길 위에 흔적이 뿌려진다.

 

바글바글 생명을 부르는 소리

석양 노을 속에

자장가 되어 비상하면

삐쭉이는 하늘의 입가에 미소가 일고

뻘 길은 한 바탕 잔치마당 되어

가득한 바구니 무거워

한숨을 내려놓는다.

 

걷어 올린 바지는 이제

뻘의 속살이 되어

한 올 한 올

윤기가 더해 가고

나지막이 들려오는 아리랑에 취해

어느 새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바닷가 뻘밭

내 핏속에

내 그림자 속에

영혼 되어 숨 쉬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12 19:05:2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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