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8> 문맹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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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만이 내 아는 유일한 언어였네
나 이제 쓰지도 읽지도 못하네
시방 지상은 그 겨울의 희디흰 기억들이 피어나는 때
눈꽃 속에 덮였으면 하는 맘 간절할 때
교양시대를 생각해봄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일.
목련 꽃 그늘 아래에서 우리는 이라고 써놓고
행복했었네 라고 서투르게 읽어 보네
별빛 부서지던 그 강가에서 라고 쓰고
첨벙 이며 건너오던 사랑이여 라 읽어 본다네
추억이여 라 쓰고 나를 풀어다오 라고 읽어보다가
다시 눈물겹던 나날들이여 라 쓰고
내 가슴에서 굵은 옹이 하나 떨어져나가네 라고도 읽어 본다네
그러다가 눈물 한 방울 떨궈
얼룩져 번져가는 문맹시대를 지켜보는 이 겨울이
시린 시간의 길목만은 아닐 것이니
쓰고 읽고 또 쓰고 읽고 한밤 내 그렇게
그리움의 호수에서 자맥질 하다가
나 가뭇없이 사라지는 파문이 되더라도 좋을 일
반듯이 씌어지고 오독이 비껴가던 시절로,
별빛이 그대 눈빛으로 읽히던 교양시대로
은빛 연어 두 마리 되어 회귀야 하겠냐 마는
저 나목에 핀 설화(雪花)가 지기 전에
한번 더 문맹이 되어 보는 일이
내게는 후회로 남을 일은 아닌 일
댓글목록
李진환님의 댓글

반듯이 씌어지고 오독이 비겨가던 시절로,/
새해엔 더 큰 그림으로 바램을 성취하시기를.
^&^
윤희승님의 댓글

이 선생님. 안 뵈셔서 인사 못올렸습니다
복된 한해 되시고 늘강건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고현로님의 댓글

별빛이 그대 눈빛으로 읽히던 교양시대로.../ 가
가슴에 팍~! 와닿습니다.
건필하십시오. ㅎㅎ
윤희승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등단도 하셨고 하니 올 핸 문운이 더욱 활짝 피어나시기를 바랍니다
허영숙님의 댓글

저 눈발 위에 쓰고 싶은 마음의 말들이 누구에게나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쓰고 또 쓰시어
창작방에 좋은 시 소복하게 쌓아주세요
윤희승님의 댓글

지난 한 해 베풀어주신 은혜와 수고에 감사 인사 올립니다
군계일학의 기세로 삼백예순날 일취월장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폭설에 그린 서정이 멋진 수채화 한 폭입니다
장풍으로 휘갈기는 장르가 가히 삿갓 쓴 옛사람 지경을 넘습니다
16년 창방에 불꽃이 환하겠습니다.
윤희승님의 댓글의 댓글

에고, 그러기를 바래봅니다만, 중딩 글 같네요 좋은밤 되셔요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白雪賦를 읽은 듯.
윤희승님의 댓글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활님. 다시 보니 초딩 수준이네요 편안 밤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