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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80회 작성일 16-01-06 21:05

본문

 

바코드

 

벽의 안쪽에서 흘러나온 문자

터벅터벅 발걸음에 실린 무게에는

불과 물의 흔적만 한 줄의 비명으로 읽혔다

잃어버린 시간은 속살빗금으로 달을 찬양했고

태양을 숭배하면서 제사장의 주문으로 굳어갔다

문자 속에서 뛰쳐나온 선사시대의 영혼은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문자의 뼈 속에 묻어둔 육신은

무거운 현실을 살찌울 수 없으므로

일일이 정해지는 질량과 빈공간의 괴리감은

가슴 밑바닦을 한 움큼씩 파내어버렸다

문자는 미아처럼 헤메면서

또 한 줄의 시간을 그려 넣었다

아무리 뼈를 조각조각 내도

아물지 못하는 그들과의 시각차이는

맘모스의 마지막 비명처럼

바람 속에 자신을 묻혀갈 뿐이다

한 줄의 벽에서 또 한줄의 사연들이 손에 그려진다

느낌조차 느낄 수 없는 그들의 자리

나의 뼈하나 뚝 분질러 같은 모양인 냥 위장해본다

결국 들통 나고 말겠지만

그들의 하루를 부러진 뼈에 둘둘 감아

급행으로 치닫는 나의 문자에

그들의 이름을 새긴다

그들의 뼈에 나의 유전자가

우주를 향해 절하고 있다

슈퍼문이 열리자 우르르 달려든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15 09:40:11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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