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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인력시장에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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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15회 작성일 15-12-21 07:33

본문

새는 인력시장에서 날아간다

 

겨울 출입구 저쪽에서 아직 가을이 남가고 간 향기가

입구 안쪽으로 걸어 들어 온다

뭉텅뭉텅 가을 말을 게워내며 뒹구는 낙엽 곁으로

잔 눈발이 날려 그들을 데려가려고 질척거린다

물기 사라졌던 곳에 겨울 물기가 스며들고

새벽 인력대기 장소는 기다림의 뜨거움이

담배 불과 함께 타들어간다

옆집에 사는 조씨는

사채이자로 집 저당시키고 퇴직금도 날리고 했지만

겨울의 찬바람은 조씨의 가슴을 더 차갑게 갉아대고

다급하게 정지하는 승합차에 있는 우두머리의 손짓에 하루를 맡긴다

승합차에 탑승한 그의 겨울은

하루살이 날파리되어 차가운 한파 속으로 날아다닌다

물 한 모금으로 허기 채운 위장에는

어제의 허기가 늘어나는 이자처럼 쌓인다

끝이 없이 보이는 절벽 저쪽 있을 따스한 봄도

언 가슴 녹여줄 온기 하나 들고 기다리겠지

막내아들도 수능치고 대학 간다고 하는데 갈 수 있을지

더 앞으로 갈수 없는 바닥으로 주저앉아버린 낙엽 몇 개가

연초록의 그리움에 더 추워지는 겨울

모래 질통이 등 뒤에서 뒤척이다 뱉어 놓는 비명

가득이 젖어 잔 눈발 속으로 숨어드는

날개 찢어진 새 한 마리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24 10:36:4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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