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심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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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의 언덕
비렴(飛廉)
떠나는 이는 말이 없습니다
담장 넘어 날아온 씨앗의 소문이
하릴없이 일어선 새벽 어스름, 밭은기침 사이 떨어진 눈물이
그대 나아갈 까닭입니다
보내는 이는 말이 없습니다
침대 위 낮게 눌린 웅성임이
갈라진 입술 사이 번지는 오열, 짓무른 눈꺼풀 안 검은빛 바램이
그댈 보내야 하는 까닭입니다
지키는 이는 말이 없습니다
해가 떠야 하늘이 푸른 것처럼, 노을 져야 별이 빛나는 것처럼
사람은 가고 보내야 살아가는 것을 아는 까닭입니다
떠남과 보냄이 무덤처럼 쌓인 자리
돌아옴과 기다림의 인적은 없고 지킴마저 사위어 한적한 여기엔
얼음 사이 봄마다 꽃 하나 피어 상한 바람 따라 가늘게 웃곤 합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1-04 11:04:09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무의(無疑)님의 댓글

돌아오는 이도 말이 없습니다
말은 손이 없어 가파른 언덕을 오르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기 때문입니다
잘 계시지요.
창방은 (비방과 달리)
쌍심지를 켜지 않아도 괜찮아, 좋은 것 같습니다.
깜냥껏 보고 갑니다.
비렴(飛廉)님의 댓글

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염려해주신 덕분인듯 합니다. 감사해요.
아무래도 비방에서는 눈을 가늘게 뜨는 것이 예의라 할 수도 있으니 말입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당히 오래된 (강산이 세 번 정도......) 시이기는 한데
여직 제대로 완성을 시키지 못해서 끙끙 거리고 있습니다.
아직 살아가는 중이라서 그런 모양이지요.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