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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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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0회 작성일 15-11-14 08:51

본문

 

늦은 가을/활공

 

 

저녁 무렵 흰 왜가리의 날개짓으로
힘겨운 가을은 바람에 포개지며

들판 위를 서성입니다
저수지를 돌아 내려앉은 황혼의 빛은
쓸쓸한 어깨 위로 붉게 노을빛으로 채색하고
빈 들녘 깨우는 또 다른 검은 그림자
무너진 햇살 따라 길게 그리움 토합니다
목이 길어 코스모스 처럼 흔들리던
당신의 하얀 미소가 옥양목처럼 뽀얗게
바다 보다 더 깊어 보이는

파란 하늘 닮았습니다
울컥 해일처럼 님의 얼굴 밀려와
양은 그릇 같은 고향 집 마당에
나풀거리며 피어나던

모닥불 내음이 스쳐갑니다
외양간 뒤엉킨 잡풀 사이에
그때도 붉은 노을은

어머니를 감싸 안으며
한참 동안 외양간에 걸려 있었지요
흩어진 낙엽처럼 뒹구는 추억의 시간
그리움 차곡차곡 쌓아 놓았던 세월
잿빛 하늘 그 심사를 헤아리려 합니다 
잊을 수 없는 당신에게
힘겹게 매달리며 겨울로 가려는 길목
남은 잎새 애처롭게 기억을 찾아
그리워! 하늘 향해 발돋음 합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16 21:26:4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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