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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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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179회 작성일 15-11-20 16:27

본문

    저녁 하늘




    몰강스럽게 또 겨울이군.
    거위들이 털을 뽑아 바쳤네.
    거위가 벗은 추위를 입으면 따뜻해.
    곰보투성이 살갗을 물거울에 비춰보며
    한때 기러기였던, 또 한때 극지 얼음 속에 굳은 시조새였던
    오래전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을까.
    죽음을 입으면 따뜻해.
    가령, 족제비를 목덜미에 감으면 우아해져.
    악어를 들고 다니면 아무것도 삼키지 않지만
    수시로 악어 눈물을 흘릴 수 있어.
    곰을 귀에 걸 수 있다면
    바다사자를 깔고 앉을 수 있다면
    펭귄과 뒷짐을 지고 산책할 수 있다면
    그해 겨울은 따뜻하겠네* 라는 추억이 샘솟겠네.
    겨울엔 살아있는 것들 살갗을 벗기고
    발발 떠는 내의를 감출 수 있겠네.

    오미야콘 저녁 하늘에 물을 뿌리면 얼어버린 지도가 떠오른다는데
    우린 잃어버린 눈알을 주우며 밤하늘을 서성거릴지 몰라.
    방아쇠가 겨울을 당기네.
    사냥감들이 항복하는 사이
    속살 깊이 백야의 등이 켜지고 짐승을 입으면 포근해져.
    사냥감은 'game'이니까
    우리의 겨울은 게임을 하는 거.
    그러니까 칠판에 북북 그은 털빛 고운 운명이나 문명.
    희디흰 묵을 뿌리는
    그해 침묵은 포근하겠네.




    * 故박완서 작가의 장편소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23 18:14:1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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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몰핑

      김철식





해 저무는 저녁이면
강변 송신탑 꼭대기에 오르곤 하지
바람을 거슬러 비껴 오르면
굽이치는 저 강물의 진짜 거처가 어딘지 알 수 있지
허공의 한기(寒氣)도 건드리지 못하는
그리움의 정체도 만져지지
더 높은 곳이 도심으로 많이도 내려다보이지만
여기는 정상, 거미처럼 착 달라붙어
내 몰락의 정상을 소리 높여 노래할 수 있지
들어주는 이 누구 없고
분주한 세상 풍경은 아득히 멀고
혼자일 때 파탄의 신호는 더욱 감미로워
귀만 가만 열어두고
저 격세(隔世)의 송신음을 좇아 무한의 아래로 내려가지
전율에 떨면서
사랑이라는 혼선(混線)의 물바람을 가르면서
몸 구석구석에서 타락을 꿈꾸는 섬모들이 길을 내주지
잊혀지지 않는 저녁의 어두운 시간들은 언제나
탑의 철침으로 먼저 와 꽂히고
순간의 몰핑으로 아우성치며 절정에 오르지
밀어내도 밀쳐지지 않고
배척해도 굴복하지 않는
시간의 고압선을 타고 종생(終生)을 향해 치닫지
아, 그러면
그제야 환히 보이는 것
일몰의 흔적들 뒤로 간절히 내게 구애하는 것
기억이 형질 변화를 일으키며 내지르는 환희
비루한, 너무나 비겁한



`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위가 벗은 추위를 입으면 따뜻해.]
[우린 잃어버린 눈알을 주우며 밤하늘을 서성거릴지 몰라.]
이 시는 넘 끌리는 곳이 많네요.
활연님 시는 항상 끌렸지만...^^
오랜만 입니다, 잘 계시죠!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고맙습니다, 공부가 많이 됩니다.
늘 건필하소서, 활연님.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푸른 청춘이 느껴지는 장희님 방가^#^
끌리다와 꼴리다는 이웃사촌인데
그런 생각은 들어요. 나는
우리동네에서 제법 자주 시를 쓰는 축이다
몰골도 아직 폐기처분하기 일보직전이다
무엇보다, 고자다
그 높은 경지를 지향한다.
잘 계시지요? 늘 시큼달콤한 청춘 간직한 채
뭇 여성 쓰러뜨리는 역도산 되십시오.

고현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우를 위하여 / 김명인


저녁이라면 이곳도 가끔씩 여우가 출몰하는 곳일까,
가슴을 깊게 파내린 저 여자,
어깨를 타고 앉은 여우 한 마리 이쪽을 흘낏거린다
은빛 털의, 살기를 감춘
유리 눈동자 유난히 번들거리는
여우는 어느 사막을 헤매다닌 것일까,
아니라면 내가 아는 사막이 이미 여기까지 와 있나,
지금은 사자(死者)의 추모에 어울리는
황홀한 음악이 연주되는 시간,
뿌우연 실내 조명 사이로
죽음에 기댄 듯 키 큰 선인장 듬성듬성 서 있다
이곳은 여우가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더위를 막 넘기면서 찾아든 데스 밸리,
안내원은 저만큼 모래 구릉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여우는 기둥 사이로 몸을 숨기고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시간이 사제가 아니라면
누가 저 메마른 여우 울음을 엿듣기라도 할 것인가
나는 노련한 여우가 이미 여러 죽음을
예고했다는 것을 이제야 겨우 알아차린다
누구나 죽음 뒤켠으로 잠시 물러설 수 없다면
스스로의 무덤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서야 할 때,
다만 저 여우, 무너져 내리는 모래 살 위에
품위 있게 앉아서
다가오는 죽음을 차례로 점지하리라

.

두 편의 '백묵지대'를 읽다가 퍼왔습니다.
시마을은 참 좋은 곳이라 사료됩니다.^^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낮술 밤술 해롱해롱 별밤입니다. 김명인은 한때 나의 화두.
요즘 자두야, 열공 중이시니,
우리 문단. 킹콩하십시오.
마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다, 무섭다. 제목 고친 것도 금방 알아채고.
2020년까지는 꼭 닭볏이라도 달고 떠나고 말 테다!,
그러나 앞지르기 선수들이 많아 가능할까 모르겠지만. 큭
취해서 자렵니다. 무량수 버들 아래서
향기로운 시와 만나길 바랍니다.
총체적 건강 또한 더불어 동여매시고, 술 작작 마시고
시에는 적당히 미쳐 살면 좋겠음.
자두 안주로 언제 한잔합시다. 수도꼭지 풀고 대략 오박육일.
좋은 밤~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편지 / 허연
 
적어놓은 건
반드시 벌로 돌아온다
 
밤새 쓴 편지를
감히 다시 볼 수 있는 자는 많지 않다
세상에 모든 편지에는 죄가 많아
인간은 밤새 적은 편지에
초라해진다
 
편지를 받은 모두는 십자가에 매달린다
 
적어놓은 것이니
세상에 남는 법
적은 자들은 늘 외롭고
벌을 받는다
적어놓은 죄, 기록한 죄
편지는 오늘도 십자가에 내걸린다
 
적은 자의 하루는 슬프고
내걸린 편지는 세상의 어느
호리병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남겨진다
편지를 쓴 죄
그리움 같은 것을 적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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