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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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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65회 작성일 15-11-23 10:57

본문

 

 

초겨울 소묘/활공

 

 

 

바람은 차고 어둠이 조용히 내려 앉은 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던 비는
처마 끝에 물길 소리를 내며 대지 위에
뜨겁게 포옹 하며 메말랐던 그리움이
마치 가로등불 처럼 환하게
어둠을 지우려 한다
하늘은 캄캄하고 오가는 자동차 불 만이
어둠을 가로질러 먼길 재촉한다
사계절의 막바지
삶은 깊이를 더해야 하는데
시간에 쫒기어 무심한 구름처럼 흘러 다니는 인생
겨울비는 그렇게 마음 속 드려다 보듯이 흘러내린다
바빠던 하루 일과 마치고
뒤돌아 보는 시간
삶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구름과 구름이 모여 소중한 비로 다시 환생을 하고
대지는 비명을 지르며 겨울비는 대지 위에 안긴다
환한 가로등불 아래에서 침묵하고 흐른 시간
고비와 고비 삭히고 나면
세상은 아름다워 보인다
먼산은 잠들고 하나 둘 깊어가는 겨울
겨울비는 삶의 그 모든 고비를 젖혀준다
평행선 위에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리움 하나가 눈물 짓는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1-26 12:09:5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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