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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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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459회 작성일 15-11-25 14:14

본문


        




    먼바다엔 붉은 눈망울 둥둥 떠오른다
    지상엔 거짓말 축복이 별빛처럼 쏟아진다

    울울첩첩 똬리를 트는
    늑골엔 젖은 꽃망울 웅크리겠다

    볏짚을 태워 봉화를 올리고
    지상은 쓸쓸하다 선언하면
    반딧불이들 날아간다
    지붕을 지고 가가와 호호를 떠안고 흩어진다

    몸 비비고 사는 일은 점멸하는 불빛의 일
    뼈와 살이 타는 일은 명멸하는 별빛의 일

    고서의 피가 말라가는 저녁엔 깃털펜을 흘린다
    목덜미에서 노을이 콸콸 쏟아지는
    분노와 슬픔을 한마디로 요약할 시는 없느니
    늦게 도착한 저녁은 붉어질 일만 남았다

    산자의 노랫말을 부리로 찍는 새들
    죽어서 이 가을로 돌아와 연신 떨어지는 절벽들

    검은 소용돌이에 무른 뼈를 씻고
    쓰레그물 끌며 번지는 들불
    눈먼 물고기 저어가는 물속 어둠을 생각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2-01 11:22:3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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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입안에 마르지 못한 채 몇억 년 된 물방울 하나

  김경주




  그건 당신이 인류를 문장에게 넘겨주고 사라져 버린 세계의 쾌활함에 있다

  시인이 입을 벌리면 그 입안에 마르지 못한 채 몇억 년 된 물방울 하나 맺혀 있다고 하자 아직 그 물방울 하나 우리가 바다 한가운데서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 주자

  배를 타고 가는데 바다 한가운데 서서 문득 도면을 펴놓고 바로 이 바다 아래
  자신의 엄마가 가라앉아 있다고 주장하는 선장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자신을 옆에 세워 둔 채 30년 전 자신의 엄마가 갑자기 바다로 뛰어내렸다고 하는 이야기를 밤새도록 들어주다 보면 아직 찾고 있는 해도에 표시해 놓은 한 동그라미의 수심을 해저라고 부르기 전에
  누군가의 입안에 떠 있는 해저의 부력이라고 하자

  저녁에 도면 같은 것을 생각하다가 공원에 앉아 구두를 벗어 두고 침을 가득 채워 둘 때
  이 세상에서 가장 늦은 참회가 시작된다고 하자 공원 벤치에 앉아 자신을 버린 어미를 기다리는 소년이 그 바람을 아직 목격하고 있다고 해 두자

  그 대목에서 세월이 흐른다 사흘은 리듬을 갖고 나머지는 표음이 되는 허구가




`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며칠..지독히 아팠답니다

- 참, 질긴 목숨

근데, 새삼 시가 지닌 힘을 느낍니다

저 같은 건조한 영혼도 눈물을 흘리게 하시니..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 건필하시길 먼 곳에서 바랍니다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며칠 뜸하신 동안 아프셨나 봅니다.
오늘은 누군가 입원하는 것을 도와주느라 병원에 갔었는데
크레솔 냄새인지 그곳에 가면 힘이 빠지는데
안 아프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뭔가 좋은 일로 원기 회복하시고 마음에도
육신에도 평화가 깃드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곳엔 겨울이 성큼 오고 있는지 눈 소식도 있고 그렇습니다.
모쪼록 무병무탈로 짱짱하고 싱싱한 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컴에 앉으면 먼 나라도 가까이 느껴집니다.
저 또한 다만 건강하시기를. 세상사 어처구니없는 것들이
느닷없이 발을 거는 일도 많겠지만,
사뿐히 가비얍게 뛰어넘고 늘 유쾌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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