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폐허란 말을 모르고 쓴다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너는 폐허란 말을 모르고 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면책특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552회 작성일 15-10-26 01:37

본문

너는 폐허란 말을 모르고 쓴다





<이 도시에서는 더 이상 감을 따먹지 않는다.

그저 바닥으로, 온몸으로 파탄 나는 감들이 있을 뿐이다.


저기 투신하고 있는 것은

정녕 일말의 미련 없이 그리하는가?


자동차 바퀴 지나간다

파탄이 다시 파탄 난다

완전히 바닥이 된다

그 떫은 맹목의 육즙을

도시의 고양이 한 마리가 킁킁거리고 있다.>


말했던가

내가 얼어죽은 새끼고양이를 유기한 적 있다고

신문지에 둘둘 말아

누이가 일하던 봉제공장 화단에 묻었지

그날 꽁꽁 언 흙을 파면서

아마 처음으로 신을 원망했을 거야


한 번 믿어본 적도 없는 당신이 대체

무엇으로 나를 구원하고 있습니까,


누이는 봉제공장 남자와 눈이 맞아 떠났고

난 다락방으로 올라가 내 강인하던 화분들이

천천히 말라가는 것을 지켜보다 잠들곤 했지


인육 맛을 본 자는 점점 그 맛으로 미쳐간다는데

내가 막 누군가를 어쩌려고 했을 때

화들짝 놀라 깨어났을 때

밤은 척추를 말아 제 허벅지를 뜯어먹고 있었다네

지금도 이 도시에선

끊임없이 무엇인가가 무엇인가를 죽이고 있지만

제 살을 뜯어먹는 밤을 주시하는 일이나

제 몸집보다 큰 소리로 울어보는 일이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네

내게도 분명 그런 폭력이 있지

내가 꿈속에서조차 완전히 미칠 수 없었던 건

그 폭력을 숨어 지켜보고 있던

또다른 나의,

비폭력적인 허무 때문이었어

나는 내가 외면한 욕구들의 표정을

단지 곱씹어 볼 뿐이라네

밤이 고요를 던져주며 나를 길들이려 할 때면

어디선가 고양이가

제 몸집보다 큰 소리로 울어주곤 했지

그들에게 정말 아홉 개의 목숨이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여덟 번째 목숨이야말로 가장 중요했다고 생각하네


밤의 한복판에서 질끈 눈 감아 볼때

저기 8번 죽은 고양이가 비로소 운명이란 담을 넘어오는군

빈 곳은 한 번은 뛰어들고 싶은 검은 강물이 아니었나

누구인가 너는

무슨 일로

컴컴한 욕실에서

물방울을 놓아주고 있는 거지?
추천0

댓글목록

최병국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병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긴 행간을 긴장감을 유지하며 쓴다는 것은 참 대단한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제목과 이어지는 마지막 결말이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만,
늘 단조로운 내용속에서 자극제가 되어줄거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Total 6,151건 82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8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2 0 10-28
480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 0 10-28
479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1 0 10-28
478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0 0 10-28
477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9 0 10-27
476
촉슬 댓글+ 15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9 0 10-27
475 SunnyYa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0 0 10-27
474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10-27
473
고뇌 속 동행 댓글+ 2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3 0 10-26
472
모과 뭐 댓글+ 2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5 0 10-26
471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0 10-26
열람중 면책특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0 10-26
469 인디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7 0 10-25
468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9 0 10-25
467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7 0 10-24
466 이기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5 0 10-23
465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5 0 10-23
464 류시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9 0 10-22
463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9 0 10-22
462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2 0 10-22
461
일출을 보다 댓글+ 4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0 10-22
460 SunnyYa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3 0 10-22
459
난산 댓글+ 2
통통 삐에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5 0 10-21
458
희나리 댓글+ 2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0 0 10-21
45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8 0 10-21
45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5 0 10-21
455
포도 댓글+ 1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5 0 10-21
454 森羅萬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2 0 10-20
453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0 10-20
452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9 0 10-17
451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2 0 10-17
450 붉은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5 0 10-16
44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0 10-16
448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 0 10-16
447 이주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6 0 10-15
446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1 0 10-15
445
묵뫼 댓글+ 7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4 0 10-15
444
부재 댓글+ 5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6 0 10-15
443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7 0 10-14
442
연륜 댓글+ 8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3 0 10-14
441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9 0 10-14
440
목인 댓글+ 3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5 0 10-13
439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 0 10-13
438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0 10-13
43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9 0 10-12
436 幸村 강요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4 0 10-11
435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3 0 10-11
434 풍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9 0 10-11
433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7 0 10-11
432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5 0 10-11
431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7 0 10-11
430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8 0 10-10
429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0 0 10-10
428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7 0 10-10
427 徐승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0 10-10
426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4 0 10-09
425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0 0 10-08
424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4 0 10-08
423 윤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2 0 10-08
422 마음이쉬는곳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2 0 10-08
421 창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6 0 10-08
420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0 0 10-08
419 후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6 0 10-08
418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0 0 10-08
41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7 0 10-08
416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3 0 10-07
415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3 0 10-07
414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1 0 10-07
413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3 0 10-07
412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9 0 10-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