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퇴고 하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가을을 퇴고했다
네가 한 말이 지독하게 맵차 지우개로 가만가만 지워놓고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아직도 그때 기억들을 지면에 퍼내고도 추억 속에 살고 있다
꺼내보지 않기로 했다
비 오는 날
수은등 아래서 빗방울 행진곡을 들으며 푸르게 지저귀던 노래
땅속으로 스며들었는지
연둣빛 날개를 세우던 날 너의 행진곡을 들었다
너보다 높지 않다고
나보다 낮지 않다고
애써 마음 두지 않기로 했다
내면이 붉어지던 어느 날
바다로 가 붉은 허물을 내려놓고
파도에게 슬퍼하지 말자고
목청이 터지도록 철썩거렸다
퇴고를 마치던 날
동녘 하늘에 이름 모를 별 하나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30 12:49:12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어진내 시인님
시가 멋지십니다
한 수 배우고 갑니다
행복한 한가위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어진내님의 댓글

글에 잡초를 뽑아도 보이지 않는 잡초들에
미치지 못한 부족함을 지면에 올려봅니다.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이번 추석은 슈퍼문이 열린다는데
진실한 기도로 슈퍼문에 드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