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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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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雲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333회 작성일 15-10-05 18:59

본문

철암역에서 / 전영란

 

 

 

 

 

풍경을 끌어다 덮은 철암역에는

검은 역사가 흐르고 있다

 

겹겹이 쌓여있는 기록 뒤에 숨겨진

담벼락 낙서

죽고 사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는, 그 앞에서

과거로부터 어느 석공의 절규를 만난다

 

막장 인생으로 살았던 아버지들이

길 위의 날을 소주잔에 붓고

핏빛 추억을 설파하는데

귀 기울이는 여행객은 아무도 없다

 

기적 소리에 자고 깨었을

아이들은 떠나고

어둠의 조각들이 흔들리며 스며든

까치발 건물*만 고성처럼 서 있다

 

허물어진 옛 집터에서 추억을 줍고 있던

초로의 신사는

허공을 바라보며 붙박이로 서 있는데

쏟아지는 빗줄기에 새파랗게 질려있는 추억이

엉금엉금 기차를 기어오르고 있다

 

 

*까치발건물 : 건물 자체가 절반은 땅에 절반은 철암천에 세워져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10-09 15:25:02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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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후중님의 댓글

profile_image 후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해 저도 철암역에 다녀왔는데,
전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다시 되삭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雲池님의 댓글

profile_image 雲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탁님
철암역 찾아보셨어요?
요즘 한창 많이들 타시는 태백열차을 타면 철암역에 가는데요.ㅎㅎ
귀한 마음 주시어 감사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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