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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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들어서지 말아야 할 입지였어
온누리 포교원 간판이 걸려있다가
늘푸른 교회로 바뀌더니
궁합이 안 맞았는지 몇 달 있다가 결국
임대 현수막이 걸리더군
부처님도 툴툴거리고
예수님도 구시렁거리다 떠나신 곳을
어느 뱃심좋은 놈이 들어올까
흐음 한번 지켜보지 뭐
하는데 말일세 이런 도깨비 공화국에나 있을법한 일이 있나
채 한 달도 안 지나서
룸싸롱이라지 제우스신의 이름을 턱 내걸더니
벌써 이년 째 성업 중
불야성이라니까
싼웃음 질질 흘리는 립스틱들과
불투명한 신용을 두툼히 채우고 다니는 지갑들
그들이 빙글빙글 도는 홍등 무대엔
두 눈 씻고 보면 무엇인가가
종교를 뛰어넘는 그 무엇인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
도대체 알 수가 있나
시답잖은 글 나부랑이나 깨작대는
나 같은 허섭스레기 주제에
부처님과 예수님도 못 푼 것도 술술 풀어대는
그 신묘불측한 세계를
짐작이나 할수 있겠냔 말일세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11 13:51:50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꽃향기 윤수님의 댓글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 번도 본적도 없는데
직접 본 것 같은
낮설지 않은 것 같은 ....
그리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세요
윤희승님의 댓글의 댓글

방문 감사합니다 건강기원드립니다
달못님의 댓글

부처님도 예수님도 신용을 잃으셨나 봅니다...
윤희승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게말입니다
가을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바랍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제우스 신은 아래 거느린 졸개 신들이 많아서
신묘불측한 것들도 잘 풀어 낼 수가 있겠습니다. 립스틱과 지갑들의 유유상종, 우리도 시 나부랭이 다 때려치우고 함께 함 가보실래요?
지갑이 헐렁하니 계산은 ‘더치페이’로 하고요.
윤희승님의 댓글

노 땡스 받 땡큐입니다
올리신 좋은 시 잘 읽고 있습니다
건필기원드리며 감사인사 올립니다
나문재님의 댓글

부처님도 하나님도 모르는 자리가 있기는 있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