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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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
혹시, 혹시나 찾아올까
가까스로 버티는 기다림이 있다
단단한 시절 뒤로하고 말랑해져서
호록, 새의 날갯짓에도 흔들리지만
왕관을 쓰던 꽃 가문, 추락의 결의는 붉다
푸른 날 남들처럼 왜 달지 못하나
떫은 눈치 참아왔는데
이젠 햇살이 버린 찬바람에 줄기가 시리다
물컹해져서, 자식인 양 찾아오는 까치
붉은 살 쪼아대도 묵묵부답
어느 날 꼭지 같은 유품만 덩그러니 남겠지
돌이키면 후회스러운 단단함이었겠는데
오래 사는 게 복인 줄 알았던 거지
관에 들듯 냉동고 들어가면 죽어서라도
한 번 더 세상 구경하려나
쭈그러진 입가로 흐르는 침
젊은 자식은 물컹한 맛이 싫다는데도
어쩔 수 없어 매달려있다
장수 요양원 뜰로 부는 바람에
기다림 하나 흔들린다
혹시, 올겨울은 넘기려는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12 09:22:30 창작시에서 복사 됨]
혹시, 혹시나 찾아올까
가까스로 버티는 기다림이 있다
단단한 시절 뒤로하고 말랑해져서
호록, 새의 날갯짓에도 흔들리지만
왕관을 쓰던 꽃 가문, 추락의 결의는 붉다
푸른 날 남들처럼 왜 달지 못하나
떫은 눈치 참아왔는데
이젠 햇살이 버린 찬바람에 줄기가 시리다
물컹해져서, 자식인 양 찾아오는 까치
붉은 살 쪼아대도 묵묵부답
어느 날 꼭지 같은 유품만 덩그러니 남겠지
돌이키면 후회스러운 단단함이었겠는데
오래 사는 게 복인 줄 알았던 거지
관에 들듯 냉동고 들어가면 죽어서라도
한 번 더 세상 구경하려나
쭈그러진 입가로 흐르는 침
젊은 자식은 물컹한 맛이 싫다는데도
어쩔 수 없어 매달려있다
장수 요양원 뜰로 부는 바람에
기다림 하나 흔들린다
혹시, 올겨울은 넘기려는지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12 09:22:30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3
댓글목록
빛보다빠른사랑님의 댓글

추천합니다
말이 필요 없는 시
읊다가 동감하게 됩니다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빛보다빠른사랑님의 격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활연님의 댓글

담담한 어조로 그려낸,
그래서 묘사와 진술이 절묘하게 규합한
좋은 시 읽었습니다.
고현로님의 댓글의 댓글

아...저에겐 과분한 격찬, 깊은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