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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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
스산한 바람과 함께 온
전보 한 통
어디 사는지 잊혀진 익명의 발신자, 낯선 주소지
어렴풋이
에덴동산 같았던 두메 산 중턱의 집
덜컹 덜컹 교회오빠를 따라 버스를 타고 걷고
걸어갔던
그 후로 다시 찾을 수 없는
허물어져, 빈 초가 홀로 남은
오빠의 외갓집
외할아버지는 호랑이라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드는 손님 접대에
토끼 같은 외숙모, 물 젖은 손의 아홉 손가락
조롱조롱 외사촌 동생들
화석이 되었다
잡초 우거진 골에
저 홀로 붉은 감나무
그 비탈의 지번을 매단 퇴적된 오빠의 외갓집이
여적, 있을지 모를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27 09:49:04 창작시에서 복사 됨]댓글목록
고현로님의 댓글

전보 한 통...
원고지 같은 종이에 띄어쓰기 없던 메세지,
글자 하나에 돈을 추가하던 시절이 있었죠.
시가 전보라면 길게 쓰는 분들은 돈이 만만찮게 들 듯요.킥~
돈 많이 들어도 명문을 써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활기찬 오후 되세요~! 의리^^
SunnyYanny님의 댓글

ㅎㅎ ㅋㅋ
의리
저 지금 맛난 거 먹고 있는데
같이 나눠 먹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토끼 같은 외숙모, 물 젖은 손의 아홉 손가락///
어찌된 영문의 전보일까요?
오빠의 외갓집이라
시인님의 외갓댁이 아닌지
이리저리 뒤섞입니다
ㅎㅎ, 괜한 궁금증
감사합니다!
맛살이님의 댓글

오빠의 외갓집
가을이 오면 한번 찾아가고 싶은 집
가슴속에 추억의 전보가 ....
좋은 밤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