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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에 의자 놓여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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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1회 작성일 15-08-19 09:12

본문

 

통로에 의자 놓여있네



卍자형 아파트 경비실 앞 복도

의자 몇 우두커니 앉아있다

바람의 길에서 통풍 든 의자 하나

테니스공을 잘라 발을 감싸고 있다

시린 뼈들을 붙들고 저들은

통로에 죽치고 한참을 쉬어간다

아침나절 비워있던 의자에

찜통더위 오후가 들자

할머니들 제각각의 행색을 하고

바람을 쐰다 반쯤은

젖통을 드러낸 채 나 몰라라

축 처진 몸들 다스리고 있다

통로를 따라가던 왁자한 웃음소리

아득해지고 다시 비워진 의자

젖무덤 같은 한 저녁의 고요가

내-려-앉-는-다



*퇴고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23 07:54:14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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