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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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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비렴(飛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56회 작성일 15-08-20 16:34

본문

오래된 하룻밤  /  비렴(飛廉)
 

나의 주홍색 일몰 속에 편재한 너는 꽤 잡스런 소식을 가지고 떠나기로 하였던 것이다. 얇은 하늘에 비 내리면 귀찮은 우산 버리고 갑작스런 키스를 위한 카페에 내려 우두커니 바라보거나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건 서술형의 의지로 흐르거나 머금지 않는 눈물.
 
내 얄팍한 피부의 온도는 35도, 겨울이면 춥고 여름이면 버겁지만 너는 때로 따뜻하다 하였고 때때로 뜨겁다 했다. 문드러진 해 보라색 멍을 남겼던 그날 밤 내 지하로 향하는 골목의 입구에는 근조화가 찬란했고 너는 경계를 건넌다 했었지만 우리는 생을 위하진 않았었다.
 
밤은 뜨겁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밤은 어두웠고 밤은 눅눅했고 밤은 쓸쓸했고 밤은 서러웠다 너에게 혹은 나에게
 
네 서늘한 젖가슴이 새겨진 손바닥을 본다. 앙상한 것들이 숨쉬다가 바람이 얼음 내음을 풍길 때면 이 손도 조금은 차가워지리라. 손가락 오므리며 살아야 한다 라고 되뇐다. 소년처럼 웃고 소녀처럼 울어주마. 그것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죽어가지 않는 것.
 
다시 보자 언젠가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23 08:26:29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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