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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59회 작성일 15-08-04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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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동 16층 남자는 날았다.
날개가 없었다.
하늘은 한 번도 바닥을 보여 준 적이 없었으나
땅은 바닥이 있었다.

'수사 중, 넘어오지 마시오.'

여러개의 시선은
사내의 죽음에 알리바이를 만들고 있었다.
검시관이 도착하기 전에
그를 처음 목격한 수위의 시선에서
테이프는 뒤로 감겼다.

그의 집 앞에
짜장면 한 그릇과 소주 한 병,
거스름돈은 필요 없다고
만 원짜리 지폐가 지급 되었다.

아침 산책로에서 그를 목격한
303호 남자,
그는 평상시처럼 먼저 인사를 건넸고
벤치에 앉아 있었다.

새벽의 아기 울음소리에 잠을 깬
15층 여자,
젊은 여자의 앙칼진 목소리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자 뚝 멈췄다.

아버지와 딸이라는 둥
변심한 내연의 관계라는 둥
돈이 오가는 정략결혼이라는 둥
젊은 여자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둥

안으로 문이 잠긴 그의 탈출구는
베란다였을까?

떨어지는 것은 날개가 없다.
떨어지는 것은 상실뿐이다.
떨어진 것은 하늘이 아니라
빈틈을 보여 주지 않아 들풀이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07 13:49:5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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