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나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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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95회 작성일 17-02-03 08:14본문
눈의 나이테
이영균
눈 깜짝할 사이 한 달이 갔다
쓸어낸 마당엔 또 눈이 하얗고
담장 밑엔 눈 무덤이 통나무 껍질처럼
수북이 구겨져 있다
시간과 무관하던 아이 때는
쓸어내면 또 쌓이던 눈 한없어 보였고
봄여름 가을 무척이나 긴 듯
어느새 또 하얀 겨울이곤 했다
눈이 오면 한 해가 간다는 걸
갈래머리 소녀가 눈처럼 희다는 걸
어영부영 나이만 담 밑에 구겨진다는 걸
당연하다 여기던 때도 지나가고
쓸어도 쓸어도 겨우내 쌓이던 눈
나이 들수록 계절이 빠른 것 같아
고목의 껍질처럼 담 밑에 구겨져 점점
투박해지고 거칠어만 진다
해동을 기다리지 못해 쓸어내다 보면
아직 더딘 나이, 하얀 속 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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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결한 언어 속에 그 미학이 담겨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감사합니다. 정 시인님.
오늘이 입춘이라지요. 올해도 만사형통하시기 바라며
오늘도 행복한 주말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