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2 】쓸개 없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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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6건 조회 1,240회 작성일 16-04-07 15:19본문
쓸개 없는 놈
문정완
누렁이 한 마리가 땀방울 경전을 읽고 있다
하루 두 끼 근근이 소죽이나 얻어 먹고
새빠지게 머슴살이 하는 저놈
고생 많다고 잔등 한번 쓸어주지 않아도
배고프제 힘들제 하며
중참 한번 챙겨주지 않아도
묵묵히 밭고랑을 제 갈 길이다 끌고 가는 저놈
품삯으로 빗물 새는 헛간 한칸 얻어 쓰고
음메 하고 순한 눈을 껌벅거리는 놈
나중에 내장까지 다 내어주고 고맙다 인사말 한번
듣지 못하고 먼 길 떠나는 순둥이 같은 놈
집을 떠날 때 눈물 흘기도 하는데
도살장에 끌려 간다고 눈물 짓는 게 아니라
다음에 제 주인이 먼 길 떠날 때
부디 극락왕생해야 할 것인데 그것이
걱정스러워서 우는 것이다
한생을 저리 순하게 살아왔어도
반성하듯 하루 몇번 씩 되새김질을 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14 12:30:44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은 귀에 쏙 스미는 글감과 시제로 오셨군요
쓰윽...훑기만 해도 한 편 주물럭거리면 명시가 됩니다
소울음의 의미까지 꿰 찬
진정성 있는...멋진 한 편입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1등을.. 체력이 무지 좋습니다 ㅋ
오랫만에 숙제는 한편 해야겠고 뭐 새로운 것도 없고 평이한 표현으로 급하게 한편 굽은 것이 표가 납니다
고맙습니다 누이시인님^^ 늘 건강하시길.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가 주인을 생각하는군요.
소나 사슴만한 순둥이가 없죠.
한 생 그렇게 순하게 살다가야 하는데 인간들은 왜 그렇게 악착 같아지는지...
모두가 다 욕심 때문이겠지요.
자주 오셔서 글올려주시길요~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편 체면치레 한다고 급조했습니다 ^^
소팔자나 개팔자나 흡사합니다 ㅎ
소같이 사는 분들이 아직 이땅에 많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싶습니다
늘 건강하시길요. 시인님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지내시지요.. 주인걱정해서 울다가
기실 그 눈물로 극락왕생한다는
봄 촘촘히 역으세요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쌤도 잘 지내시지요 시를 쓰는 체력을 보면 쌤은 백년이상 장수하실 것입니다
창방이 쌤의 열정으로 따뜻합니다
봄날 목련보다 더 환하시길.
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표현의 깊이를 되새깁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마나 많은 책을 갏아 먹었을까 늘 궁금합니다^^
좋은 시 많이 쓰세요 첵벌레님.
현탁님의 댓글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는 쓸개 없는 놈 해서 자기 이야기 인줄 알았더니만
소
소는 주인을 위해 살고 주인을 위해 죽는다
나도 그렇다 하하하
오랜만 입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그렇지 그러고 보니 나도 가끔 쓸개 없이 오지랖이 넓은 편인데 ㅋ 정곡을 찌르네 찔러 ㅋ
늘 좋은 시로 창방을 후끈하게 달구시길 현탁누이
봄날 햇볕보다 더 환하시길.
이경호님의 댓글
이경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수 필력으로 애잔하게 바라보는 일소의 노고에 푹 젖어 봅니다.
개는 두 달이면 새끼를 내는데 소는 사람과 같이 열 달이라 더욱 더
자주 의인화가 되나 봅니다. 화사한 봄날 되세요^^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수인지는 모르겠고 ㅎ 늘 달려와서 빈집을 채워 주어서 고맙고.
발랄한 성격 덕분으로 시마을 창작방이 훈훈한 온기가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습니다
좋은 시 많이 쓰세요 경호님 ^^
石木님의 댓글
石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정이 깃든 깊은 성찰의 독법으로
누렁이의 눈물의 뜻을 풀이하여 적어놓으신
능숙한 문장의 흐름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시를 멋지게 참으로 잘 쓰시네요.
여담입니다만, 시에 등장한 저 순한 짐승 앞에서는
사람인 것이 부끄럽군요.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석목님 반갑습니다
저도 생각해보면 사람인 것이 부끄럽습니다^^
발검음 고맙습니다 늘 건강,건필하십시오.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 하신 고수의 필력
쓸개 없는 놈의 생을 보여주신 표현들에
정신없습니다
저도 이곳에서
간이고 쓸개고 다 빠뜨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문정완님의 댓글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시마을에서 잡초인님 시 냄새가 솔솔 풍기는 것이 코가 향긋합니다 ^^
자주 오지 못해도 늘 바깥에서 곁눈질로 잡초인님 보고 있습니다 ㅎ
좋은 시로 창방 아랫목을 데워 주시길.
늘 발걸음 고맙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