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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이름을 알고부터 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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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7회 작성일 16-04-15 04:59

본문

개부랄 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정호승 시인의 동시에
바둑이는 좋겠다. 불알에 꽃이 피니까

할미꽃이 화단에서 불쑥 고개를 내밀었을 때
주인의 야릇한 시선을 알았다.
봄을 분양받았다.
꽃은 여전히 등이 굽었다.

제비꽃이 찾아 주었다.
쑥 틈바구니 속에 앙증맞게 찾아든
파란 마음,

그런데 왜 제비꽃이라 지었을까?

꽃잎 뒤에 숨어 있는 작은 몸통
후원의 덧문을 열어 놓으면 휙
대청마루를 지나 마당으로 허공의 획을 긋는
제비를 닮은 것이다.

주먹에서 손가락 두 개를 눕혀 보이며
어느새 내 몸통에도 제비 꼬랑이가 붙었다.

시를 알고부터 찾아든 봄,
꽃의 이름들
시인은 가난한 줄만 알았다.

풀밭에서 꽃의 이름을 줍는 사람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4-19 12:42:5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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