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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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130회 작성일 16-04-15 13:42본문
잠자리
공원 물웅덩이가 불그레하다.
단풍잎 몇 장 사이 잠자리.
아침 서리에 날개 젖고
맵찬 바람에 날개 얼어
장대 끝에 시름 깊던 잠자리다.
알 낳던 자리가
자신의 무덤 자리인 것을 아는지
물에 대었다 뜨기를 몇 차례
점점 무거워지는 날개로
하늘공중에 제 이름자를 수결하고
날개를 편 채로
날개를 잊고 물에 든 것이다.
공중화장실 입구에 줄이 처졌다.
어느 노숙인의 잠자리.
제 이름자 한 줄 남기지 못한
가진 것도 날리고, 없는 것도 곤두치는
쓸쓸한 이력인 양
신문지 낱장이 분분하다.
축축한 몸 하나 덮지 못한 것이
단풍잎 따라 물웅덩이로 가
날개를 적셔 우는 것이다.
댓글목록
현탁님의 댓글
현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숙인의 잠자리 날개가 이슬에 젓은 신문지 였다,
맞습니다 그 노숙인도 언젠가 이슬을 털고 날 겁니다
가볍게 그렇게 ,,,,,,,,,,,
톰소여님의 댓글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예,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십시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금줄 쳐진 노숙의 쓸쓸한 이력서 앞에 부끄러운 이름자 잠사 머물다 갑니다. 단풍잎처럼 사라질 우리네 운명 앞에서...
감사합니다
톰소여님의 댓글
톰소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예, 이번 주도 비 소식이 있네요. 즐거운 한 주 되십시오.
심월님의 댓글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중첩어을 쓰는 솜씨가 능숙하네요.
하늘을 나는 잠자리에 비유한 노숙인의 잠자리가 오버랩되는
이런 시가 마음에 든다는 것,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제야 시를 쓴게 아니고 넋두리를 했다고 깨달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