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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굴절에 관한 단상 3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060회 작성일 16-04-26 04:55

본문

빛의 굴절에 관한 단상 3                     /  예시인

 

 

 

티백 하나 찻잔에 푹 잠기자

빛 우러나온다

 

시린 날

누군가의 마음 춥고 허기진 때 위해

제 몸 짓이겨도 열기와 광풍 묵묵히 견딘

찻잎의 뜨거운 생애

한 모금 들이킨 자마다

울컥하며 잠시 따뜻해지는 겨울

 

잎도 꽃도 아닌 나는 차마 저리 뭉개질 수 없어

시를 쓴다

아니다, 시가 나를 쓴(用)다

빛처럼 스치는 영감  

나를 스펙트럼 삼아 산란한다

 

나를 통과한 빛들

나비처럼 벌처럼 뱀의 혀처럼 날아갈 수 있어

 

시를 쓴다는 것은

날카롭게 모난 돌같은 마음

숫돌처럼 가는 것, 수 없이 갈아

어디든지 굽이굽이 흘러갈 수있는 강줄기 내어

물속에 푹 잠긴 조약돌 같은

시어들로 엮어진

 

시집 하나

세상에 티백으로 담아 놓는 것

 

 

 

2016-04-25  KJS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03 11:40:1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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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말씀을 주셨는데

글을 내려서 죄송한 마음

가끔은 그렇게 일탈을 하곤 합니다

그나저나,
티백에 담긴 시집..

그리고, 찻잔에 담긴 시

참 운치있는, 빛의 굴절입니다

예시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코,오히려 제가 결레를 범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ㅠ.ㅠ
제가 한 때 고민했던 주제였기에
반사적으로 나왔나 봐요 ㅠ.ㅠ

Daum 검색에 보면 시인님의 시가 무진장 카페나 블로그에
복사 읽혀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자극을 받고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인님 화이팅입니다 ^^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취월장입니다. ^^

정말이지 푹 우러나왔습니다.

저는 계획대로 잘 다듬지 못하는데 계속 다듬으시는 모습에서,
열정과 장인 정신을 느낍니다.
오늘도 건시하세요.

예시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구,,아직,,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격려는 늘 힘을 주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

평상시 갖고 있던 이미지들이라...다른 것은 생각나지 않아서...
오래전 부터,,찻잔에 놓인 티백의 이미지와 의미가 늘 내재해 있어서,,,결부는 시켜 보았는데...

아직도,,뭔가...걸리긴 하는데...잘 모르겠네요 ㅠ.ㅠ. 휴.

어쨌든,,이 소재는  이제 좀 더 놔두고,,후일에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고

다른 소재를 만지작 거려보아야겠습니다..그럼,좀 더 알 수 있으려나,,ㅋ.ㅋ.

열정은,,즐기는 자에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고민은 하되..즐기면서...
한 소재에 푹 젖어드는 게 쉽지는 않네요 ^^...재미있어서 하지..이거..실제 할 수 있나요 ㅠ.ㅠ

감사합니다..님의 시 역시 일취월장입니다...무엇보다,,풍부한 어휘력과 문장력,,소설을 썼던 분이라...

주제도 다양하고요...잠재력이 묻어있는 님의 글입니다...감사드리고요..오늘은 좀 쌀쌀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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