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라는 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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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34회 작성일 16-04-26 08:17본문
한라라는 준마
이영균
그는 유채꽃이 피던 언덕에 서 있었네
모든 것 다 제 굽 아래 꿇릴 만큼 당당하였으나
주상절리 웅장한 석주 세풍에 씻기어
부서져 주저앉듯
넘실거리는 파도의 야멸참에 한낮
거북의 등 꼴이 되었으니
바람에 휘날리던 갈기의 풍광
이젠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네
그 절경 담아내든 젊은 문사들도
그저 성난 파도 끝 절벽 위 고목처럼
필력 다 부서져 물결에
문체의 명맥만 거북의 등처럼
거룩히 잠재할 뿐이네
초심은 물결에도 산천에도 번득여 아직 푸르건만
황금빛으로 황홀하게 저무는 황혼녘
헤아려 아쉬움만 커서
생에 한두 번 드러났을 허세 들켜본들 대수 갰나 만은
꺼뭇꺼뭇 드러나는 오름들
이 땅이 형성될 때 묻혀버린 미완성들처럼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난다네
물결에 젖은 옷자락을 추스르는
한 마리 저무는 물새처럼 여윈 짝 회상으로
늙은 문사의 발목이 시리네
황금빛으로 물드는 황혼녘에
* 황망해진 한라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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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십니까
제 고향 대포주상절리를 한라산에 갖다 놓은 듯한 풍광에 취하여 넙죽 인사올립니다
요즘 시향들을 뵈니 제주에 들르셨나 보네요
제목을 '한라라는 준마'로 고쳐 읽습니다만.
감사합니다!
이영균 시인님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김태운 시인님 오랜만입니다.
요즘 제주에 좀 갓다왔는데요. 언제 가도 참 좋습디다.
한데 차츰 옛 모습이 회손 되어가는 것을 보놓라니
마음 한 구석이 좀 아프더군요.
아무튼 소중한 문화유산인 제주
그 모습 오래 보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