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대를 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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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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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조회 1,033회
작성일 16-04-2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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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대를 살아도
겨우내
처마 밑에 달아 놓았던 시래기를
차곡차곡 포대에 담으신다
마르고 야윈 손으로
부지런히도 담으신다
바스락, 마른 손도 같이
부서질 것만 같아
나는 종종 걸음으로
종일 그 손을 따라다녔다
누대를 살아도
살림살이는 고만고만하고
그 살림살이와 부딪히며
살던 몸만 마른 시래기처럼
저렇게 깊은 주름이 졌다
하얀 보따리 하나가
툭 터질 듯한 큰 알로
마루 끝에 동그마니 앉아 있다
"더는 줄 게 없구나"
산다는 것이
누대를 살아도
부끄러움으로 남아
아낌 없이 다 내어주어도
큰 부끄러움으로 남아
바스락거리는 마른 손을
뒤로 천천히 물려 놓고 물끄러미
나를 바라만 보고 계신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03 13:52:46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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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령님의 댓글
수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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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 가지지 못한 정서를 가지셔서 부럽기도 합니다.
늘 따듯한 정서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시 잘 보고 있습니다.
손성태님의 댓글
손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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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어머니의 사랑은 그 깊이를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부피이지요.
그 힘으로 지금의 나가 있고
자식들을 키우고 있나 봅니다.
어떤 사상보다도 위에 있는 어머니의 무한 사랑을 느낍니다.
잘 감상했어요. 박 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