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생은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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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1,326회 작성일 16-04-30 21:25본문
산비탈 아래 팔방으로 펼쳐진 톱날 같은 잎에
배추흰나비 팔락이며 달라붙는 봄
할머니 염 하던 날
죽어서도 부끄러운 듯
가지런히 모은 다리사이로
얼핏 보이던 은밀한 곳도 저랬을까
홀씨를 품었던 빈 대궁을 붙들고
노랗게 안간힘 쓰고 있는 작은 꽃
벌떼들은 저리 가라, 다친다
독침 세우고 달려드는 세상을
작은 몸으로 맞서느라 잎잎마다 날이 섰다.
할미의 톱날 같은 부리에 쪼이지 않으려거든
눈길 주지 않아도 된다
내 자식들은, 바람 따라 팔방으로 내달려
흙내 도는 아스팔트, 먼지 낀 창틀,
지독한 시멘트 틈에 내려앉아도
천년을 살터이니
휘날리는 것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마라
작은 몸으로 한 생 굳게 살아낸 할머니처럼
지천으로 피어나는 민들레
배추흰나비 한 마리가 꽃잎을 붙들고
하이고何以故 곡을 하듯,
낮게 절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03 14:40:49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해돋이1님의 댓글
해돋이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향시인님,아 따 오랬만에 오셨네요..
예쁜 글 만들어 오신다고 그렇게 오래 걸렸나봅니다
저는 몇 년전에 부산범어사모임에서 함 봐서 알거던요..
자주 놀러 오세요 세월자꾸가기전에..
아주 나중엔 오고싶어도 못 옵니다요.
이유가 무엇인고 하면 다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하데요..ㅎㅎ
미안합니데이..편안한밤 되시길요
향일화님의 댓글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돋이 샘 이렇게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산 모임 때라면 7년은 넘었던
만남의 시간인 것 같아요. 그지요
제가 요즘 시를 전혀 못 쓰고 있다보니
봄에 어울리는 예전의 시로 올렸습니다.
언제가 샘을 다시 뵙고 싶네요 ^^
손성태님의 댓글
손성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풀잎 위에 노란 민들레꽃이 팔방으로 피어나는 봄
작고 어여쁜 꽃에 매료되는 건
그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민중의 애환에 힘을 주는 메시지가
봄바람을 타고 가장 낮은 데로 가서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민들레의 영토
우리네 삶의 터전이 아닐까 하는 긍정의 기쁨을 얻습니다.
향 시인님, 오랜만에 옥고를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시향이 물씬 풍겨나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향일화님의 댓글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분들을 두루두루 잘 챙겨주시고
저에게도 힘이 되어 주시는
수류 회장님이 계셔 시마을 안에서는
언제나 든든한 분이지요
삶 속에서 긍정한 기쁨을 알게 되면서
편안해진 성격이 된 탓인지 자꾸 살만 찌네요. ㅎ
오늘 비슬산 참꽃 문학제에 시낭송 하고 오느라
이제야 감사의 마음 놓습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으니..
오래 전에 작고하신 할머니 생각도 나고
참, 오랜만에 시인님의 시향을 접합니다
민들레, 참 수수하면서도 생명력 있고 자기만의 고유한 향기를 지닌 꽃이지요
그 꽃을 단순한 꽃 아닌, 사랑의 무게로 받아들이는 시심 안에
시인 자신의 삶의 무게가 있다 할까
- 할머니에 대한 가득한 그리움과 함께..
" 내 자식들은, 바람 따라 팔방으로 내달려
흙내 도는 아스팔트, 먼지 낀 창틀,
지독한 시멘트 틈에 내려앉아도
천년을 살터이니
휘날리는 것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마라
작은 몸으로 한 생 굳게 살아낸 할머니처럼
지천으로 피어나는 민들레 "
결코, 가볍지 않은 가이없는 내리사랑으로
현신한 민들레
그 시적 대상과 시인의 의식과의 조화를 통해
그렇게 한 편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되고 있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먼 곳에서 기원합니다
향일화님의 댓글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마을에 처음 활동할 때 안시인님의
시의 열정이 늘 부러웠지요
긴 세월 문우의 정으로 염려했던
시인님의 건강을 오랜 만에 여쭤봅니다.
살아보니 한 가정을 일구어내는 일은
누군가의 섬김과 희생 없이는 힘든 것 같았지요
부족한 졸시에 정을 내려주셔서 감사드리며
항상 건안 건필 하심을 빌겠습니다^^
프리드리히님의 댓글
프리드리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죽어서도 부끄러운 듯 => 죽어서도 부끄부끄...아니고 부끄러워
하이고何以故 곡을 하듯 => 하이고 곡을 하며
그렇게 적어도 아무 상관 없는 듯(물음표) 합니다.
향일화님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프리드리히샘이 챙겨주신 관심의 정이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샘이 퇴고해주신 부분이
더 자연스럽겠네요.
이미 발표를 한 글이라
신중히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 마음이 허전할 때
민들레 홀씨 날아와 고운 꿈으로
그대에게 전해주는
제가 20여년 다녔던 회사 로고가
민들레였습니다.
향시인님 시 잘 읽었습니다.
건필 건강하세요.
향일화님의 댓글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기정 선생님께서 제 졸 시에 오셔서
향기의 마음 흘려주시니 감사합니다.
다니셨던 회사의 로고가 민들레였군요.
흔히 만날 수 있는 들꽃이지만
우리 민족 같은 강인함이 느껴져
정이 가는 꽃이기도 하지요
샘도 건안 건필 하세요 감사합니다^^
金富會님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향일화 선생님 오랜만에 창방에서 뵙니다...
늘 단아하시고, 열정적인 분........
좋은 작품...잘 감상하고 안부 전합니다.
건강하시구요...
향일화님의 댓글의 댓글
향일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부회 선생님을 알게 되면서
왠지 더 친근감이 느껴지는 것은
선생님의 편안한 성품 때문이겠지요
시마을에 시창작으로 큰 에너지와 정을
챙겨주시는 선생님이 계셔 참 감사하고
든든한 마음이 되지요
졸 시에 다녀가 주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