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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하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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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8회 작성일 16-05-0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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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하나가 있었다




어귀에는 거뭇거뭇 무언가를 태운 흔적

타다 남은 것들 위로 또 쓰레기들이 쌓여있고

나는 머뭇머뭇 고향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매화꽃잎이 날리는가 싶더니

뭔가가 눈가를 스쳤다

빛 이었다!

내다버려진 가구나부랭이들 틈에서

깨진 벽거울 하나가 또렷하게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느 집 유물이었는지 벽거울은

봄볕에 이따금 몸을 뒤척이며

어쩌다 지나치는 사람의 눈을 찔러왔다


반 남은 거울 속으로 희미하게 비가 묻어왔다

삼거리근처 돼지국밥집에서 푸지게 밥을 먹고

차를 탈 무렵 봄비가 내렸다 젖은 꽃잎들이

차창을 뿌리치며 울고 있었다 악착같이

봄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거울하나가 있었다

쭈뼛쭈뼛 눈을 찌르는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06 10:13:07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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