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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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18회 작성일 16-05-06 00:08본문
나무의 이별
베려진 나무 밑동에 나무의 마음으로 앉아본다.
마주보고 있는 작고여린 나무를 지긋이 바라본다.
문득, 나무는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이별하는 방법을 아는 건 아닐까?
바람이 살랑 불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흔들리게 한다.
어느덧 이제 막 첫 낙엽이 지기 시작하는 내 붉은 나뭇잎들도
살짝 불어오는 살랑거림에 격정의 낙화 서서히 준비한다.
강물이
아련하게
보여 온다.
가깝지도 또 그리 멀지도 않은
가슴 아련한 시선에
항상 머물던 나의 첫사랑 그녀처럼
보여 온다.
난 나무이기에 더 이상 다가 갈 수가 없다.
하지만 난 나무이기에 이별할 수 있다.
살아 숨 쉬는 바람의 입김에 강물이 잔잔하게 물결친다.
그 잔잔함 위로
내 붉은 낙화 몇 장을 띄어본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10 13:46:4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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