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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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8회 작성일 16-05-09 10:20본문
광어
광어는 어두운 바닥에 배를 깔고 얼마나 긴 시간을 기다렸을까
결국은 잡히고 만 광어, 아내가 볕에 널라며 이불 한 채를 안긴다
나는 광어의 배를 갈랐다 (배에 지퍼가 달렸다니!)
지느러미는 이미 다 닳아 없어졌다
양손을 넣어 서툴게 회를 쳤다
비릿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내가 등 돌린 시간들이, 식은 꿈들이 창자 속에서 터져 나왔다
밤새 흘렸던 눈물이 베갯잇에 말라비틀어져 비늘홑청 밑이 서늘했다
살들은 짓물러 흐물흐물했다
베란다에 통째로 광어회이불을 내걸었다
검은 반점들 햇살에 마르고 있다
아파트하늘로 훌훌
날아가는 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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