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 아날로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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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40회 작성일 16-05-07 00:15본문
아날로그 편지 / 예시인
빨간 우체통 곳곳에 있었던 시절
우편함 열었다 닫았다 하는 사이
기다림은 뿌리가 된다
발걸음 소리라도 들리라치면
귀는 가지 모양 곤두 세워
신발창의 질감과 두께마저 감식하는 동안
온몸에 쏟아져 내리는
뜨거운 햇살, 푹 젖는 빗살로
한 그루 나무가 되어간다
마침내, 배달된
수의 같은 하얀 봉투 속엔
두근거림에 퍼렇게 멍든 심장 하나
붉은 눈시울과 만날 때
피어나는 보랏빛 라일락 꽃,
사랑의 영원성을 보존하기엔
마음처럼 입처럼 간사한 바람도 없어
한 계절 채 지나기도 전
꽃잎 뚝, 뚝 눈물처럼 지는 게 인간사이지만
향기는 꽃의 영혼
바람에 저장되어
꽃나무 지날 때마다 문득, 자동 재생
빛 바랜 꽃잎 편지 읽게 되는 것이다
2016-05-06 KJS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17 16:49:45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왓칭님의 댓글
왓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늘 빛과 함께 하시는군요. 예시인 선생님의 시를 읽으면 늘 빛이 함께 있습니다. 한그루 나무가 되도록 기다리는거 잘 안되면 연애는 낙제가 되지요. 전 두근거림에 퍼렇게 멍든 심장하고 인연이 없었어요. 감성이 풍부하신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촉촉해져 봅니다
예시인님의 댓글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연애뿐만 아니라, 사랑은 기다림인 것 같습니다..아이들 양육하면서 더 그런 것 느끼곤 하는데...
오히려 기다림은 더 느긋한 것 같기도 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디지탈이 탈탈거리며, 인간의 순수한 감성을 거들내는 이 시대에
이 같은 아날로그 편지는 더욱 빛을 발하네요
사랑은 기다림이란 말에 고개 끄덕..
깊은 느낌으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정숙 시인님,
예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헤, 안시인님 감사드립니다.
문명의 발달은 몸을 편하게 해주는 것 같으면서도,
스피스 시대로 도입,,이상하게,,더 바쁜 현대인의 생활,
지금은 독일도 그러하지만, 한국 전철에서 보니 거의 99% 가 스마트폰에 눈을 박고 있더군요.
계절이 바뀌어도, 햇살이 비추어도, 파란 하늘이어도, 눈과 귀를 다 막고 있어서,
제겐 너무 끔찍하게 보이더군요....
감성의 예술인 장르인 시,,근데,,한국에서 또 발견하는 것은
정거장마다, 한 구절의 시 혹 한 편의 시가 적혀 있더군요...좋은 시들이 어쩌면 현대인의 감성을 일깨우는 장르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며 ^^
잡초인님의 댓글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빨간 우체통 곳곳에 있었던 시절
우편함 열었다 닫았다 하는 사이
기다림은 뿌리가 된다
향수에 젖게하는 빨간 우체통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
밤새도록
예시인님의 댓글의 댓글
예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 저 솔직히 말하면,,연애편지 써 본적은 없답니다...하지만,,초코렛은 받아 본적은 있던 것 같아요..
주고는 그냥 사라졌지만 ㅋ.ㅋ.ㅋ
잠깐 편지를 기다려 본 경험은 있어서,,
읽고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