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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컴퍼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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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17회 작성일 16-05-11 10:32

본문

컴퍼스 그녀




그녀는 오늘도 식탁에 앉아 원을 그린다

한 점 흐트러짐 없이 햇살로 선을 긋고

꼭짓점에서 수많은 연잎들이 교차하며 피어난다

 

잎들의 그늘에서 아이들이 예쁘게, 예쁘게 커가고

때론 고무부스러기 같은 자잘한 것들도

반듯하게 개켜져 막대보석처럼 빛난다


어떤 날은 원이 잘 그려지지 않는지

동네 미장원에서 온종일 생각을 궁굴리다 오는데

그녀가 그린 원을 아무도 몰라준다

그런 날은 백지위에 또르르 눈물이 지기도 한다

파마 같은 슬픔이 꼬불꼬불 부챗살처럼 퍼져 나간다


나는 아내의 발에 매달린 몽당연필, 매일매일

깨금발로 쫓아가며 원을 따라 그리지만

눈물은 중심에서 멀어지기만 한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17 17:22:15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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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테오반고흐님의 댓글

profile_image 테오반고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내분...인가요? 시는 잘 모르는데.... 그냥 사랑스러움이랑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제가 이해한 게 맞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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