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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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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22회 작성일 16-05-18 11:16

본문

장미전쟁

 

오월 꽃밭

여름 첨병이 봄의 후방을 난사하고 있다

가시로 무장한 채 퇴각 중인 장미는

담장을 따라 유혈이 낭자하다

그 뒤 바짝 추격하는 금낭화가 포탄을 연일 터뜨린다

입하(立夏) 무렵 선전포고로 시작된

봄과 여름의 전면전

담장에 납작 기댄 넝쿨장미가

불끈 돋은 힘줄로 벽을 타고 있다

화약을 충전한 채 끝까지 투쟁하는 봉오리도 있지만

사살당한 장미 모가지들로 바닥이 붉게 물들었다

한 때 눈꽃으로 겨울이 주둔하던 꽃밭

휴전 없는 전투가 밤낮 계속이다

게릴라 비라도 퍼부으면 봄이 살아날까

아니면 벌과 나비들이 공습이라도 해야 할까

날씨는 점점 뜨거워만 가고

승리를 장담하듯 연합군 수선화가 웃는다

그러나 어쩌랴

저 당찬 웃음도 들국화 필 무렵이면 백기가 될 것이니

엊그제 초봄이었던 나도 귀밑머리 하얀 계절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23 10:33:42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휴전 없는 전투~~
그 방아쇠를 당기던 손은 넝쿨속에
아직도 도사리고 있겠지요.
몇살만 젊었어도
이번에 장어 맛을 보는 건데요.
큼 언제 또 기회가 있겠지요.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밴테이크님 처음 뵙지만 반갑습니다.
5월의 꽃차례는 어쩐지 더 애간장을 달이는 것 같죠.
좋은 시로 자주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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