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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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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선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1회 작성일 16-05-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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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건반이 두드려지는지 창에 연주자들의 지문이 들러붙고
아이의 울음이 다시금 들려오는 나는
생과의 이별을 생각한다
수면을 명령하는 알 한 줌이면
꿈없이 잠들 것을..
뱃속을 벗어나기도 전에 
꿈속에 가라앉은 아이가
밤마다 머리채를 붙잡고
양수가 터지듯 내리는 빗속으로 끌고갈 때면
아, 소변이 번져가는 시트를 확인해야 했다
오늘도 하늘이 짙어지고 
어김없이 비가 온다
또 아이가 오겠지..
나는 잠에 나를 감금하고 싶어진다
약이 손안에 들리고
입속으로 가져가려는 순간,
번개가 쳤다
내 죽음도 저런 것이겠지
거대한 얼룩을 남기고도
목격자뿐인 생을 마감하는 것..
한 순간에 사라질테지


약을 성대에 투척하고
뱃속에 낙하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는 도착해 있었다
언제부터 울고 있었니?
어미는 떠난단다
이런,
너에게로 가는 중이었구나..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6-05-23 11:03:03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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